건강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타이레놀’은 효과가 없다?

언제나자람 2023. 12. 18.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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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픽사베이

 

 

 

최근 소아청소년에서 기승을 부리는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은 고열이 특징이다.

열을 내리는 데는 아세트아미노펜이나 이부브로펜 등 해열진통제가 사용되는데, 온라인에서 종종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엔 아세트아미노펜은 안 듣고 이부브로펜만 듣는다'는 말이 보인다. 온라인 속설은 사실일까?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사실 여부를 확인해봤다.

 

염증반응 때문에 이부브로펜 효과 더 좋다 느낄 뿐

온라인에 떠도는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해열제에 대한 속설은 반만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아세트아미노펜이나 이부브로펜 모두 해열 효과는 있으나,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특성상 이부브로펜의 효과가 더 좋다고 느낄 뿐이다.

 

그 이유는 각 해열진통제의 특징 때문이다. 해열진통제는 크게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해열진통제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로 분류되는데, 아세트아미노펜은 발열 중추에 작용해서 열을 떨어뜨리고,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는 발열 중추에도 작용하면서 소염 작용도 있다. 이부브로펜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에 속한다.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 박준성 교수는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에 걸린 후 열이 나고 몸살이 생기는 건 마이코플라즈마 균이 체내에서 염증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그는 "즉, 소염 기능이 있는 이부브로펜은 균이 만들어낸 염증반응을 잠재워줄 수 있기에 조금 더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세트아미노펜이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으로 인한 발열에 전혀 효과가 없는 건 아니다. 박준성 교수는 "워낙에 열이 높고 아이 상태가 안 좋은 경우에는 적절한 해열제를 써도 열이 조금밖에 안 떨어지거나 안 떨어지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아세트아미노펜 시럽은 생후 3개월 이상 아이에게 사용할 수 있으나 이부프로펜 시럽은 1세 이상에만 투여해야 한다. 각 해열진통제의 체중당 1회 복용량은 아세트아미노펜 10~15mg/kg, 이부프로펜 5~10mg/kg이다.

 

아이가 이미 구토, 설사 등 위장장애나 탈수 증상을 보인 상태라면 해열제는 먹이지 않는 게 좋다. 특히 이부프로펜은 신장독성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두통 때문에 타이레놀 달고 사는 사람, 꼭 보세요

직장인 이모(41)씨는 항상 핸드백에 타이레놀을 갖고 다닌다. 언제 어디서 두통이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두통이 생기면 업무 등 일상 생활에 큰 지장이 생기기 때문에 불안한 마음을 진통제에 기대고 있다.

 

한달에 4회 이상 두통 있으면 단순 두통 아닐 수도

두통은 흔한 증상이다. 여자 66%, 남자 57%는 적어도 1년에 한 번 이상 두통으로 고통 받는다. 두통을 자주 겪는 사람은 진통제에 의존하기 쉽다. 그러나 한달에 4회 이상 두통이 있어서 매번 진통제를 먹는다면 두통의 정체를 정확하게 판단하는 것이 좋다. 일반 진통제로는 효과가 크지 않은 두통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신경과 조수진 교수는 "만성적으로 두통을 겪는 환자들을 보면 대부분은 진통제를 과용하고 있다"며 “약효는 떨어지는데 진통제에만 의존하다보니 '약물 과용 두통'으로 진행할 수 있다”고 했다. 간이나 신장이 나빠지는 경우도 있다.

 

진통제 의존하다 만성 두통

진통제 때문에 약물 과용 두통으로 진행하면 상황은 심각해진다. 한달에 15일 이상 두통이 있는 경우를 ‘만성 두통’이라고 하는데, 이 중 3분의 1은 약을 자주 복용해서 발생한 약물 과용 두통이다. 두통이 잦은 사람은 두통이 생길 것 같은 느낌만 들어도 미리 약을 먹는다. 조수진 교수는 “진통제의 잦은 복용으로 인해 정상적으로 작용해야 하는 두통 억제 기전이 약해져 두통이 악화된다”고 했다.

 

약물 과용 두통은 타이레놀 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 뿐만 아니라, 아스피린, 이부프로펜, 나프록센 등의 단순 진통제를 한 달에 15일 이상 복용하거나, 아편유사제, 복합진통제(게보린 등), 편두통 특이약물(트립탄, 에르고트제)을 한 달에 10일 이상, 3개월 넘게 복용하는 경우에 생길 수 있다.

 

약물 과용 두통은 진통제를 끊어야 치료가 된다. 2주만 끊어도 좋아진다. 많은 환자들이 진통제에 의존성이 심해 약을 끊기 힘들어 하기 때문에, 진통제를 끊으면서 동시에 보톡스, 항불안제, 편두통 예방 치료제를 사용해 두통을 줄인 상태에서 약을 끊도록 치료하고 있다. 약물 과용 두통은 기본적으로 편두통이 있는 사람에게 발생한다. 단순 두통이 아니고 편두통이 의심되면 제대로 된 편두통 치료를 받아야 한다.

 

편두통은 약제 달라

편두통은 국내 유병률이 17%에 이를 정도로 매우 흔한 질환이며, 편두통 약은 따로 있다. 편두통 발작이 발생했을 때 급성기 치료제로 쓰는 ‘트립탄’ 제제가 대표적이다. 트립탄 제제는 혈관을 조절하는 세로토닌 수용체에 관여해 혈관이 늘어나지 못 하도록 막는다. 편두통은 뇌혈관이 수축했다 이완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립탄 역시 일주일에 2번 이상 자주 복용해야 하면 부작용으로 약물 과용 두통이 생길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편두통 예방 치료제를 써야 한다. 편두통 주요 원인으로 알려진 물질(CGRP)을 표적으로 삼아 이를 차단해 편두통 발생을 막는 약제다. 난치성 환자에게도 효과가 좋지만 자가 주사를 해야 하며 비용이 비싼 것이 단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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