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초코우유, 숙취 해소에 효과 만점 과연 정말 일까?

언제나자람 2023. 12. 9. 13:49
SMALL

 

출처 - 픽사베이

 

 

숙취에 초코우유가 좋다는 사실은 꽤 널리 퍼져있는 속설이다. 뜬금없어 보이기도 하는 이 조합은 '이론적으론' 맞는 말이다. 다만 그 효과는 미미하다.

 

숙취는 술을 거나하게 마신 다음 날 겪는 두통, 피로, 근육통, 현기증 등 불쾌한 증상을 말한다. 숙취를 겪는 이유는 알코올을 분해하는 중 생성되는 독소인 아세트알데히드 때문이다. 술 속 알코올은 알코올 탈수소효소(ADH)에 의해 아세트알데히드로 한 번 분해 된 후, 다시 아세트알데히드 탈수소효소(ALDH)에 의해 물과 나머지 산물로 분해돼 배출된다. 중간 산물인 아세트알데히드가 얼마나 남느냐에 따라 숙취 정도가 정해진다. 분해되지 않고 남은 아세트알데히드는 온몸으로 퍼지는데, 혈관을 확장해 안면홍조, 두통 등을 유발한다. 뇌를 포함한 곳에서 각종 세포와 DNA를 자극해 구토, 발한 등을 초래하기도 한다.

 

초코우유 속 카카오는 아세트알데히드의 산화작용을 막아 숙취 해소에 도움을 준다. 카카오에는 알칼로이드, 폴리페놀, 플라보노이드 등 항산화 물질이 있기 때문이다. 항산화물질이 아세트알데히드 분해 자체를 돕기도 한다.

 

우유도 술 마신 직후가 아닌 다음 날 마신다면 숙취 해소에 간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다. 알코올 성분 분해를 돕는 단백질, 지방, 비타민A가 풍부하고, 숙취 증상인 탈수 현상을 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술과 함께 마시면 우유가 위산이 분비되도록 촉진해 위장에 부담이 갈 수 있다. 음주 후엔 혈당도 떨어지는데 초코우유로 당분을 보충해 숙취를 완화할 수 있기도 하다.

 

다만, 효과를 보려면 초코우유 중 카카오가 든 코코아 분말 함량이 많은 초코우유를 골라야 한다. 보통 시중에 판매되는 초코우유 속 코코아 분말 함량이 1% 수준인 걸 고려하면 숙취 해소 효과는 미미한 편.

 

실제로 효과가 있는 음식으로는 콩나물이 있다. 아세트알데하이드를 분해하는 ALDH 활성을 촉진시켜 주는 성분으로 아미노산인 아스파라긴이 있는데, 콩나물에 아스파라긴산이 풍부히 들어가 있다. 콩나물, 북어, 영지 중 콩나물 추출물이 간 보호 효과가 가장 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술자리가 부쩍 늘고 있다. 술자리에서 술을 지나치게 많이 마셔 다음 날 술보다 더 쓴 숙취를 느끼는 사람이 많다. 숙취와 관련한 여러 궁금증을 파헤쳐본다.

 

사람마다 숙취 지속 시간 다른 이유는?

아세트알데하이드를 분해하는 능력이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아세트알데하이드는 알코올이 우리 몸에 들어오면 발생하는 독성 발암물질이다. 한양대구리병원 응급의학과 강보승 교수는 "똑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몸에 아세트알데하이드 분해효소가 적으면 숙취가 더 오래갈 수 있다"며 "특히 동아시아(한국, 중국, 일본) 사람 중 아세트알데하이드 분해효소가 적은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빨개지는 사람이 숙취 더 심하다?

그렇다. 술을 마시고 얼굴이 금방 빨개지는 사람은 아세트알데하이드를 분해효소가 적은 것이기 때문에 숙취가 더 심할 수 있다. 강보승 교수는 "술을 마실 때 얼굴이 빨개지는 것은 혈중 아세트알데하이드 농도가 꽤 올라갔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그때는 술 마시는 것을 멈추고, 상대방이 빨개졌을 때 역시 더 이상 술을 권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술 마신 다음 날 숙취를 겪었다면 '어제 1급 발암물질의 공격을 꽤 허용했다'고 인지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숙취 심한 술, 따로 있을까?

아세트알데하이드 함량이 높은 술일수록 숙취가 심하다. 일반적으로 도수가 높은 술은 알코올 함량이 많아서 빨리 마시면 쉽게 취한다. 그래서 숙취도 심할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숙취를 결정하는 건 알코올 함량이 아니라 체내 아세트알데하이드 농도다. 술에 든 아세트알데하이드 함량에 따라 숙취를 느끼는 정도가 다른 것이다. 몸속에 아세트알데하이드 성분이 많으면, 술 마신 다음 날 피곤하고 머리가 아픈 등 증상이 심하다. 보드카‧소주를 마시면 알코올 분해효소에 의해 아세트알데하이드가 생기는 과정을 거치지만 와인‧맥주‧막걸리 등에는 아세트알데하이드가 이미 들어있어서 숙취가 더 심하다.

 

낮술이 더 빨리 취하는 이유는?

술을 마시는 속도와 식사량과 연관될 수 있다. 강보승 교수는 "낮술의 경우 아무래도 여유롭게 천천히 마시기보다 반주로 마시는 경우가 많아 저녁 시간에 비해 빨리 마시는 게 이유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낮에는 저녁보다 음식을 적게 먹는데, 음식을 적게 먹다 보면 알코올이 흡수되는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초코우유는 숙취 해소에 도움된다?

이론적으로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권장하지는 않는다. 카카오 안에는 폴리페놀이 많이 함유돼 있는데, 폴리페놀은 아세트알데하이드를 분해하는 데 도움을 줘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술을 마실 때 우유를 같이 마시면 위산이 증가하면서 위장에 부담을 준다. 강보승 교수는 "초코우유 속 카카오 이외에 우유 자체는 술을 마실 때 플러스 될 요인이 없기 때문에 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햄버거 등 느끼한 음식, 해장에 도움된다?

궁극적으로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피자, 햄버거 등 느끼한 음식에는 실제 해장을 돕는 식재료가 포함된다. 토마토 속 라이코펜 성분은 아세트알데하이드를 배출하는 효과가 있다. 토마토에서 신맛을 내는 구연산은 숙취로 인한 속 쓰림 완화 효과가 있다. 치즈 역시 숙취 해소를 돕는다. 치즈에 함유된 메티오닌 성분은 알코올에 의해 발생한 활성산소를 제거해 간을 보호하는 글루타치온의 원료가 된다. 다만, 느끼한 음식은 기름지고 지방이 많아 오히려 위 운동 속도를 늦추고 소화를 방해한다. 따라서 다른 음식을 섭취했을 때보다 더 많은 양의 위산을 필요로 하고, 간 회복을 위한 에너지와 수분이 부족해져 알코올 분해를 더디게 한다.

 

'술똥'은 해장의 마지막 단계?

과음 후 설사는 해장을 돕지 않는다. 오히려 장이 알코올에 혹사당했다는 신호다. 알코올이 장에서 흡수되면 장 점막의 융모가 자극돼 기능이 떨어진다. 수분, 영양소 등이 체내 흡수되지 못하고 장에 남게 된다. 남은 수분이 변에 포함돼, 변이 묽어지는 것이다. 알코올은 장의 연동운동도 촉진한다. 영양소, 수분 등이 미처 장에 흡수되기 전에 설사 형태로 배출된다.

LIST